홀로 도쿄 여행(180118~22) 4일차
눈을 뜨자마자 씻은 후 우에노역으로 가 역근처에 보이는 우동집에서 우동 젤 비싼걸로 시켰다.
배가 너무 고파서 식탐이 도졌다. 저거 실제로 보면 일반 그릇의 두배가 넘는데 사람들이 쳐다 보는게 느껴졌다. 너무 많아서 반을 겨우 먹고 남겼다.
(생각보다 맛이 없었던 우동 ㅡㅡ)
우동을 먹고 아마 이번 여행 중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야스쿠니 신사로 향했다.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어떤 모습일까?. 어떤 느낌일까?. 어떤 분위기 이길래 항상 떠들썩 한 걸까?.
(전철역에 있던 광고)
지요다의 전철에서 내려 걸어가다 보면 힘들지 않게 찾을 수가 있다. 일본에서 가장 큰 도리이가 멀리서 보인다.
(정말 무지막지하게 큰 도리이였다)
얼마전 한국인 테러가 있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일본 경찰로 보이는 사람들도 많았고 경비가 제법 삼엄했다.
그리고 평일 아침인데도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기도를 하는 사람들을 보며 맘이 너무 아팠다)
그저 한숨만 나왔다. 일본 전범들의 위패를 가져다 놓은 곳인데 그전범들을 신격화 시킨 후 그들은 아직도 일본인들에게 신으로 추앙을 받는다.
저기서 참배하는 일본 사람들에게 지들이 비는 신이라는 존재가 과거에 남의 나라에 빼앗고 약탈해간 쓰레기들이라는 걸 알는 것인지 묻고 싶었다....
참 골때렸는던 야스쿠니 신사를 구경온 외국인들도 신사 참배를 다들 하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며 짜증이 났었는데.
한숨을 쉬며 주위를 둘러 보다 신사 바로 옆에 걸려져 있는 대형 스크린에 신사 참배하는 방법이 친절히 나오고 있었다.
양손을 모으고, 한발짝 앞으로 가서, 박수를 두번 치고, 고개와 허리를 숙이고.......
저걸 보며 진짜 눈에서 눈물이 살짝 고였다. 애국심이라곤 눈곱만치도 없는 내가... 너무나 부럽고 억울했다.
외국사람들은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야스쿠니 신사 구경을 와서 참배 안내 스크린을 보며 다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다. 그들이 저 신사에 있는게 전범들인지 양아치들인지 관심이나 있을까?..
저스틴 비버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를 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왜 저런 문화를 만들지 못하는 것일까?.....
난 한번이라도 현충원에 가본적이나 있었나???.... 이런저런 홀로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였고 우울했다.
(이젠 줄까지 서서 기다리며 신사 참배를 한다...)
우울한 마음을 씻어보려 카구라자카로 갔다. 가로수길 같은 분위기라던데... 아침이라 사람도 별로 없었고, 역시나 내취향이 전혀 아니였다.
(이 한장빼고는 사진도 안찍었다)
지나가다 본 어떤 신사인데, 저기 계단에서 어떤 일본드라마를 찍었다고 해서 사람들이 사진찍느라 북적거렸다. 드라마도 관심없고, 전혀 계획에 없던곳이라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참배를 한 후 저기 불상에다가 물을 뿌렸다 닦아 주었다를 계속 반복한다. ㅡㅡ;)
배가 고파서 근처에 맛있어 보이는 초밥집으로 가서 초밥 한세트를 먹고...
(너무 너무 너무 맛있어서 고개가 자동으로 절래절래..)
스타벅스로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잔 마시며 체력을 보충.
(한국 스벅 어플과 연동되어 별적립 해주면 좋을텐데..)
갈까말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정확히 10년만에 가보기로 결정을 한 고쿄 히가시교엔으로 향했다.
(10년전 입장권과 똑같다.ㅎㅎㅎㅎ)
딱 10년 만에 히가시 쿄엔에 왔다. 그땐 누나와 함께 일본 여행을 왔었다...
여기는 신기하게도 10년 동안 변한게 하나도 없었다.
10년간 나는.. 참 많이 변한 것 같은데...
여러번의 만남과 이별을 하며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도 했고,
아이를 두명이나 가진 아빠가 되었고,
입사를 한이후 10년동안 동일한 직렬에서 일하고 있고,
10년전 같이 왔던 누나와는 그동안 몇번의 크고작은 다툼으로 인하여 지금은 연락을 끊은채 남으로 살고 있다...
(소풍 나온 가족들을 보니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었다...)
한국보다 빠른 일본의 봄햇살을 맞으며 한참을 잔디에 앉아 햇살을 쬐며 이런저런 생각을 참 많이 했다.
너무나 큰 규모에다가 체력적으로 힘이 들어 1/5도 둘러보지 못한채 에너지만 보충하고
도쿄타워로 이동을 하였다.
멀리서 보기만 하던 도쿄타워를 직접 가보기로 하였다.
(너무 힘들었던 거리..)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이라 마지막 힘을 쥐어짜서 갔다.
(오로나민 씨 한병을 사먹고)
도쿄 타워로 올라갔다.
(그닥 뭐....ㅡㅡ)
스카이 트리가 임팩트가 너무 커서 그런지 아님 낮이라 그랬던건지 감흥이 별로 없었다.
언젠가 책에서 봤던 말이 떠올랐다. 도쿄타워는 멀리서 보는게 가장 예쁘다고..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도쿄타워에서 내려오는데.. 엘레베이터를 타야 하는데 길을 잘못들어 계단으로 내려왔다. 가뜩이나 힘이 들어 죽을것 같았는데 저길 걸어서 내려오다니...
정말 욕이 씌벌씌벌 나왔다. 다시 올라갈수도 없고... 욕이 저절로 나왔다....
내려와서 보니 도쿄타워는 가운데가 반으로 나뉘어 있었다. 하안부분과 빨간부분 반으로 하얀부분은 엘레베이터고 빨간부분은 계단이다.. ㅜㅜ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걸을 수가 없었다. 계단에서 내려오자마자 벤치에 앉아 한참을 앉아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시간은 계속 흘렀고, 이른 저녁을 먹으러 롯본기로 이동을 하였다.
돈을 아껴서 쓴것도 아닌데 쇼핑을 하지 않으니 돈이 너무 많이 남아서 고급 레스토랑에 가기로 하였다.
자릿세만 500엔을 받아 쳐먹는 사악하 스테이크집으로 가서 스테이크와 맥주를 시켰다.
(가격도 정말 사악했지만 맛은 좋았다)
맥주를 홀짝 거리다 옆테이블에 앉은 외쿡애랑 인사를 하고 합석을 하여 한참을 얘기하고 놀았다.
스위스에서 온 '아딜라'라는 이름의 친구였다.
나보다 나이는 몇살 어렸고, 일본에는 3번째 왔고, 일본은 쿄토가 가장 좋았고, IT 쪽 일을 하는데 일때문에 왔다가 며칠 시간을 내어 혼자 다니고 있다.
2014년 월드컵때 스위스랑 한국이랑 축구해서 한국이 발린거 얘기하며 웃었고,
한국에 관하여 굉장히 많은 질문을 했는데 빌어먹을 내 귓구녕이 뭔소린지 알아듣지를 못하여 몇번의 질문을 그냥 무안하게 넘어갔다.
(롯본기에서 한참을 같이 논 스위스 친구)
나보고 가족들 냅두고 어떻게 혼자 왔냐고 물어봐서 와이프는 처가 식구들과 애들데리고 다른나라로 여행을 간 사이에 나는 몰래 회사에 휴가를 쓰고 일본으로 여행을 왔으며 걸리면 죽을 것이라고 했더니...
엄청 웃어대며 "U lucky guy~~!!"란다.
페북 친구 맺자고 하는거 그냥 거절했고,
같이 사진도 찍고, 둘이 애들 사진 서로 보여주며 한참을 놀다가 딴데가서 한잔 더하자고 하는거
빌어먹을 내 짧은 영어 실력으로 인해 더이상의 대화가 불가능 할 것 같아 거절을 하고 가게를 나왔다.
롯본기에서 나와 소화도 시킬겸 긴자로 이동을 하여 오랜만에 긴자거리를 쏘다니며 구경을 하였다.
(언제가도 화려한 긴자)
긴자 밤거리를 싸돌아 다니다 전철을 타고 숙소로 이동을 하다 마지막 밤이 너무나 아쉬워 무작정 전철을 아무곳이나 내렸다.
(무작정 내린 곳은 간다역)
외국사람은 나밖에 없고 어두운 곳도 많아 약간 겁이 났다.
그냥 보이는 아무 술집에 들어갔다.
꼬치 몇개를 시키고 소주를 3잔 정도 마시고 맥주를 2잔 더 마시고 아쉬운 밤을 홀로 조용히 마무리 하며 가게에서 나와 숙소로 가서 그냥 뻗어 버렸다.